영화 <Cine>

Ep.11 < 파묘, 파헤치다(2) >

Cine-0ku 2025. 4. 6. 13:00

영화 <파묘> 리뷰: '오니'에 담긴 깊은 이야기와 불편한 진실

안녕하세요! '세상을 리뷰하다' 시네오쿠입니다. 오늘은 지난번에 이어 영화 '파묘'에 나오는 세세한 장면과 설정을 파헤쳐보겠습니다.

<파묘>의 흥미로운 디테일들

많은 분들이 <파묘>를 <랑종>, <유전>과 함께 이야기해주셨는데, 이 영화는 그 둘보다 훨씬 더 명쾌합니다.

  • 주인공들의 이름은 모두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에서 따왔고,
  • 타고 다니는 차량 번호도 독립 관련 숫자이며,
  • 고영근의 가게 이름인 의열장의사는 의열단에서,
  • 보국사의 설립자인 원봉 스님은 김원봉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해요.

이런 디테일들은 이미 인터넷에서도 많이 다루고 있고, 무속 관련 설명도 전문가분들이 잘 해주고 계시죠. 그래서 저는 이 리뷰에서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파묘>의 최종보스, 오니

한국에서 흔히 오니는 도깨비로 오해되곤 하지만, 실제로는 많이 다릅니다.

  • 도깨비는 장난을 치는 존재이고,
  • 오니사람을 죽이는 악귀죠.

도깨비는 다양한 형상을 하고 있지만 오니는 뿔이 나고, 무서운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그런데 영화 속 무당들은 한국인이기 때문에 도깨비 퇴치법으로 오니를 상대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 화림은 찹쌀과 말피(말의 피)를 사용해 관을 봉인하는데, 이는 창원 지방 전설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 봉길에게 굿을 하는 장면은 제주 도깨비 놀이에서 착안한 것으로, 도깨비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사고치는 도깨비를 데려가달라고 부탁하는 형식입니다.

여기서 도깨비들이 좋아하는 음식은?

  • 돼지머리수수떡! 영화에도 잘 표현되어 있어요.

오니의 정체는 누구인가?

이 왜장은 500년 동안 이 땅에서 싸워왔고, 1598년 임진왜란 종료 후 세키가하라 전투에 참가했으며, 결국 목이 잘려 죽은 인물로 묘사됩니다.

그의 시신은 교토의 다이토쿠지(대덕사)에 안치되었는데요, 이 사찰은 전국시대 다이묘들의 탑두 사찰로 유명한 곳입니다.

오니가 좋아하는 음식도:

  • 은어: 오다 노부나가의 본거지인 기후 현 특산
  • 참외: 고급 다이묘들 사이에서 선물로 유행했던 과일

‘기순애’라는 여우 음양사

영화의 흑막인 ‘기순애’는 일본어로 ‘키츠네(여우)’를 뜻하죠. 이 캐릭터는 유명한 음양사 아베노 세이메이와 그의 후손인 츠치미카도 가문을 연상시킵니다.

‘기순애’의 본명은 무라야마 준지. 이는 실제 조선총독부 촉탁이었던 무라야마 지준에서 따온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조선의 풍속과 무속에 대해 방대한 기록을 남겼던 인물입니다.

조선신궁과 일제 잔재

오니는 원래 조선신궁, 즉 남산 신궁에 모셔질 예정이었지만, 결국 한반도의 척추를 끊는 쇠말뚝이 되어 엉뚱한 곳에 묻히게 됩니다.

그 원흉으로는:

  • 가타히토의 자식들 (고요제이 일왕의 후손들)
  • 사이토 마코토 (1920년대 조선 총독)

금강경을 외는 오니? 불교의 그림자

많은 분들이 오니가 금강경을 외운다는 설정을 황당해하지만, 이는 일본 선종 불교의 어두운 과거를 드러내는 의도가 있다고 봅니다.

  • 선종은 천황제와 군국주의에 깊이 결탁했고,
  • 전쟁 수행을 위한 정신 수련으로도 활용됐습니다.

브라이언 다이젠 빅토리아의 책 『전쟁과 선』은 이를 고발한 대표적인 저서로, 일본의 많은 승려들이 전쟁의 나팔수 역할을 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종교는 선인가 악인가?

장재현 감독은 전작 <사바하>에서도 티벳 밀교의 인신과 그 추종자들을 빌런으로 삼았죠. 이번 <파묘>에서도 불교도였던 인간이 악귀 오니로 변한 설정은 그 연장선에 있습니다.

이건 불교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 종교가 정치 권력과 결탁할 때
  • 맹목적인 믿음이 강해질 때

그때부터 흉악한 악귀가 되는 것입니다. 금강경을 외는 오니처럼요.

진짜 뽑아야 할 쇠말뚝은?

우리가 정말로 뽑아야 할 것은 바로 일제 40년이 남긴 한국인 마음 속의 쇠말뚝,

맹목과 사이비종교적 멘탈입니다.

이 영화 <파묘>는 단순한 공포 영화가 아니라, 이런 깊은 역사적 성찰과 정체성의 회복을 요구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이 영화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여러 의견과 해석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저는 <파묘>를 통해 한국의 역사와 정체성, 종교의 그림자까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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