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 Ep.9 < 하울의 움직이는 성, 재밌게 보려면(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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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9 < 하울의 움직이는 성, 재밌게 보려면(3) >

Cine-0ku 2025. 4. 4. 13:00

하울의 움직이는 성: 성장과 사랑, 전쟁과 평화에 대한 이야기

안녕하세요! '세상을 리뷰하다' 시네오쿠입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리뷰, 마지막 편입니다! 그저 일본 애니메이션이 아닌 장면 하나하나에 깊은 의미가 담겨 있어서 보면 볼 수록, 알면 알 수록 재밌게 볼 수 있는 거 같습니다.

1. 소피의 삶과 변화

소피는 평생 자신을 낮추고 타인을 우선시하며 살아왔습니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 베이컨과 계란 프라이를 먹는 장면입니다. 마르클이 "스푼으로 먹을래, 포크로 먹을래?"라고 묻자, 소피는 주저 없이 스푼을 선택합니다. 음식 먹기에 포크가 더 편하지만, 소피는 상대방을 먼저 배려하는 성향을 보입니다. 반면, 마르클은 접시 위의 음식을 흡입하듯 먹으며 식사 예절이 엉망이죠.

소피가 젊은 모습으로 돌아가는 과정은 명확한 묘사가 없습니다. 이에 대한 두 가지 설이 존재합니다.

  1. 캐스퍼와 계약이 성립되었기 때문
  2. 소피가 자신의 마법으로 저주를 푼 것

어느 쪽이든, 소피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정신적으로 성장한 것이 저주를 푸는 촉매가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대가리의 저주가 풀리는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장면 중 하나입니다.

2. '늙음'이라는 저주

소피가 겪는 '늙음'이라는 저주는 원작자인 다이애나 윈 존스의 경험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녀는 우유 알레르기로 인해 갑자기 몸이 쇠약해지고, 머리카락 색이 변하며 주름이 늘어나는 변화를 겪었다고 합니다.

소피의 경우, 나이를 먹는 것이 불행한 일이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어린 소녀였다면 하지 못할 대담한 행동을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작품을 통해 "소피가 나이를 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원작에서도 소피가 언제 원래대로 돌아가는지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는데, 이는 '나이는 문제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그는 "저주가 풀리고 할머니가 다시 젊어져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결말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노인은 모두 불행한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나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이었습니다.

3. 전쟁과 마법

하울은 전쟁에서 마법을 쓰는 것을 싫어하지만, 결국 마법을 사용하게 됩니다. 불타는 도시 위를 날며 전쟁의 참상을 목격한 하울은 특정 세력과 대립하기보다는 전쟁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을 취합니다.

반면, 왕실 마법사 설리먼은 국가를 위해 마법을 사용하는 것을 정의라고 여기며, 하울을 불온한 마법사로 간주합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라크 전쟁에서 받은 영향을 작품에 반영했다고 밝히며, 왕자가 전쟁을 끝내겠다고 선언한 뒤에도 전함이 반대 방향으로 날아가는 장면을 통해 '전쟁은 나쁘지만 쉽게 끝나지 않는다'는 아이러니를 보여줍니다.

4. 하울과 소피의 관계

하울이 소피의 존재를 처음 인식한 것은 시간축이 뒤틀리는 순간입니다. 소피가 과거에서 하울을 만났을 때, 반지는 소피를 하울에게 이끌었죠. 소피가 동생이 일하는 카페를 방문하던 중 군인들에게 괴롭힘을 당할 때 하울이 나타나 구해주는 장면이 바로 반지가 이끈 장면이었죠.

 

하울은 겉으로는 아름다움을 추구하지만, 집안은 지저분하고 자신의 외모 외에는 무관심한 인물입니다. 원작에서는 바람둥이로 그려졌지만, 미야자키의 작품에서는 미화된 측면이 있습니다.

5. 하울의 성이 움직이는 이유

하울의 성이 움직여야 했던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1. 황야의 마녀와 설리먼을 피해 도망치기 위해서
  2. 하울에게 마음을 빼앗긴 여성들이 몰려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

성의 현관문이 여러 도시에 연결되는 마법을 지닌 것도 이 때문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원작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느꼈던 점이 '움직이는 성'이었다고 밝히며, 성의 디자인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6. 배경과 미술

이 작품의 배경지는 프랑스와 독일 국경에 위치한 알자스 지방의 리크비르를 모티브로 삼았습니다. 지브리 특유의 세밀한 배경 작화가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도 돋보이며, 작품 속에서 전함과 비행선이 여러 번 등장하는 것은 미야자키가 전쟁과 메카닉 요소를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7. 성우 캐스팅과 음악

하울의 목소리는 배우 기무라 타쿠야가 맡았으며, 그는 모든 대사를 외워올 정도로 열정적이었습니다. 소피의 목소리는 바이쇼 치에코가 연기했으며, 18세부터 90세까지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해야 했기에 어려운 캐스팅이었습니다.

음악 또한 작품의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히사이시 조가 작곡한 '인생의 회전목마'는 3박자로 구성된 왈츠로, 작품 속에서 다양한 템포로 변주되며 사용되었습니다. 이는 관객들이 소피의 감정에 지속성을 느끼도록 하기 위한 의도였으며, 히사이시 조는 단 8일 만에 8곡을 완성하는 놀라운 작업 속도를 보였습니다.

8. 결론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단순한 판타지 애니메이션이 아닙니다.

  • 성장과 사랑
  • 전쟁과 평화
  • 젊음과 늙음

이러한 깊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와 다이애나 윈 존스가 각자의 방식으로 '늙는다는 것은 불행한 것이 아니다'라는 정서를 일치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깊은 감동을 줍니다.

이 영화를 다시 보며 여러분도 새로운 감상을 발견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혹시 아직 이 작품을 보지 않으셨다면, 꼭 한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오늘 리뷰는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